피부과 상담 실장님이나 의사 선생님이 "이 장비는 1064nm 파장이라 깊게 들어갑니다"라고 말할 때, 고개는 끄덕이지만 속으로는 '그게 무슨 소리지?' 싶었던 적 없으신가요? 레이저의 원리를 아주 조금만 알면, 내 얼굴에 왜 이 장비가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비싼 돈 내고 받는 시술, 최소한의 개념은 챙겨가시죠.
1. 레이저는 '선택적 광열분해'다
레이저 시술의 핵심 원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내가 없애고 싶은 목표(타겟)만 골라서 태워 없애는 것입니다.
검은색(색소): 기미, 잡티, 털
붉은색(혈관): 안면홍조, 실핏줄
투명한 색(물): 피부 조직 자체(흉터 깎기, 리프팅)
우리 피부 속에는 각각의 색깔에만 반응하는 '빛의 파장'이 정해져 있습니다. 검은색에만 반응하는 빛을 쏘면 주변 피부 조직은 멀쩡하고 기미만 깨지는 원리죠. 이걸 전문 용어로 '선택적 광열분해'라고 합니다.
2. 파장(nm)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
레이저 이름 뒤에 붙는 '532nm', '755nm', '1064nm' 같은 숫자들은 빛이 들어가는 **'깊이'**와 **'흡수도'**를 의미합니다.
짧은 파장(숫자가 낮음): 피부 겉면에 반응합니다. 주근깨나 검버섯처럼 표면에 있는 색소를 잡을 때 씁니다.
긴 파장(숫자가 높음): 피부 깊숙이 진피층까지 들어갑니다. 뿌리 깊은 기미나 제모, 탄력 개선에 쓰입니다.
그래서 "기미가 깊네요"라는 말을 들었다면 숫자가 높은 파장의 장비를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3. 매질에 따른 레이저의 종류
레이저를 만드는 '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색소 레이저(알렉산드라이트, 루비): 색소에 반응하는 재료를 써서 잡티를 잡습니다.
가스 레이저(CO2): 수분에 반응합니다. 점을 빼거나 튀어나온 쥐젖을 깎아낼 때 흔히 보던 그 레이저입니다.
매질이 없는 경우: 엄밀히 말하면 레이저는 아니지만, 여러 파장의 빛을 모아 쏘는 IPL이 있습니다. 비빔밥처럼 여러 효과를 조금씩 내지만, 전문성은 레이저보다 떨어질 수 있죠.
4. 왜 한 번에 안 끝날까? '휴지기'와 '재생'
"레이저 한 번이면 깨끗해지나요?"라는 질문에 의사가 확답을 못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강한 에너지를 한꺼번에 쏘면 타겟은 없어지겠지만 주변 피부가 화상을 입습니다. 그래서 피부가 견딜 수 있는 에너지만큼만 여러 번 나누어 쏘는 것입니다. 깨진 색소 부스러기를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청소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1~2주, 길게는 한 달 간격을 두는 것이 과학적인 이유입니다.
[핵심 요약]
레이저는 특정 색깔(검정, 빨강, 투명)만 골라 공격하는 똑똑한 빛입니다.
파장 숫자가 클수록 피부 깊숙이 침투하며, 내 고민의 위치에 따라 장비가 결정됩니다.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보려면 반드시 '재생 시간'을 고려한 반복 시술이 필요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제 실전입니다. "색소 치료 1편: 기미와 잡티, 왜 한 번에 안 빠질까?" 편에서 지독한 색소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혹시 상담받을 때 장비 이름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피코토닝", "토닝" 등 내가 받아본 레이저 이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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